평화의 봄, 그리고 남북교류


이연희 사무총장


봄이 옵니다. 평화의 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전쟁을 우려해야 했던 상황을 생각하면 참으로 극적인 반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는 4월 27일로 예정된 2018 남북정상회담이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요즘입니다. 촛불광장의 연대가 새로운 민주주의를 낳고, 그 민주주의가 한반도 평화의 봄을 잉태하는 이 드라마틱한 변화의 한가운데서,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70년간 지속되어온 분단체제를 단번에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인 비핵화 문제는 북미관계의 문제이자, 한미, 북중 군사동맹을 포함한 동북아 전체의 문제인 만큼 역시 섣불리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남북 정상의 과감한 양보와 결단이 있었던 만큼, 남북이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최근 남북교류단체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변화된 환경에서 ‘남북민간교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의 의지로, ‘탑다운’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간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부터 지나친 정부 주도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남북관계 변화의 속도와 폭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데다, 사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남북관계가 단절된 10년 동안 남도 북도, 서로의 변화를 실사구시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점, 또 남북교류를 위한 준비된 역량도 많이 유실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민간의 교류와 협력, 나아가 연대를 실현하는 일이 남북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한 축이라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와 민간의 의지만 있다면 단기간에 극복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남북의 협력이 시작된다면 어떨까요? 이미 ‘서울-평양’ 철도연결이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합의한 48개 교류협력사업 중 최소 20개는 국제환경(유엔제재)의 변화 없이도 당장 이행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남북이 본격적인 교류와 협력을 시작하는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면 그것을 촉진하고 확대하는 민간의 역할은 지난 2000년대와 같은 수준은 아닐 것입니다.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유무상통하는 지속가능한 협력으로, 제한적 사회문화교류가 아니라 각계각층 전면적인 교류왕래로 발전되어야 합니다. 


2018년 겨레하나는 서울-평양행 기차를 타고 남북의 대학생이 만나고, 일제강점 청산을 위해 남북의 노동자가 연대하며, 2005년 가을처럼 2018년 가을 평양관광을, 북측의 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협력과 친환경에너지 자원의 활용 등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첫 발을 떼고자 합니다. 


새로운 협력, 새로운 질서가 정착되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또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열린 길이 다시는 닫히는 일이 없도록 더 크게 상상하고 대담하게 도전하겠습니다.  



Posted by _겨레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