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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만 변화하면 되는 건가?
    겨레하나_평화연구센터 2018.04.17 13:52

    북한만 변화하면 되는 건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변학문 상임연구위원


    구태의연하지만 ‘격세지감’이란 말을 쓸 수밖에 없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긴장이 극에 달했던 한반도 정세가 해가 바뀌며 급격하게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어 관련국들의 최고위급 수준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막혔던 남북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터져 북의 동계올림픽 참가뿐 아니라 남북의 개막식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북측 예술단의 강릉·서울 공연이 실현되었다. 최근에는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도 진행되어 남측의 여성 아이돌 그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주 서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지난 10년 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북의 모습을 거의 실시간으로 접했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걷고 있고 늦은 밤까지도 택시가 오가는 평양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 보았던 ‘그 옛날의’ 평양이 아니었다. 대북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 ‘비핵화’와 ‘한미 군사훈련을 이해한다’고 말한 김정은 위원장, 올림픽 기간 남쪽을 방문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로동당 제1부부장, 남측 기자단의 취재 제한에 직접 사과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보여준 말과 행동은 우리의 통념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파격”의 연속이었다. 


    적지 않은 남측 언론, 식자들, 대중들은 위와 같은 모습을 보면서 ‘변화하는 북한’을 말한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화해협력을 위해 북이 폐쇄성과 경직성을 버리고 더욱 변화해야 하며, 남북 교류협력을 통해 우리가 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북에 대한 남의 우월감에서 비롯된 이와 같은 입장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두루 나타난다. 


    하지만 필자는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공존을 위해 남쪽도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남북의 예술단 공연을 떠올려보자. 북측 예술단은 자신들이 공연할 곡의 절반 정도를 남쪽 노래로 준비해왔고, 북쪽 노래도 대부분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없을 만한 곡들을 선정했으며, 일부 가사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남측 예술단이 공연한 곡은 두세 곡을 빼면 거의 남쪽 노래들이었다. 남측 예술단의 윤상 예술감독은 북쪽 노래를 공연하자 관객들의 경계가 풀어지고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우리가 북측 노래를 잘 몰라 이번에 많이 준비하지 못해 미안했다”고 했다. 적어도 이번 교차 공연만 놓고 보면 남쪽이 더 상대를 몰랐고, 그래서 이해와 배려도 부족했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많은 이들의 기대와 예상대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을 위한 중대한 합의가 만들어진다면 남북 교류협력도 활발해질 것이다. 교류협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존공영을 심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변화’를 얘기할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과 북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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